[해질무렵]
언제부터인가 황석영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괜시리 가슴이 멍먹함을 느껴요..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이후 그 책의 느낌을 내 나름데로 이곳에 적는데, 어찌 적어야 하는지 망막해서 한참을 망설이다 한 글자도 적지 못하고 컴퓨터 화면을 끄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왜 그러는지 저 자신도 알 수 없어요.. 그져 다른 책들처럼 읽고 난 이후 쉽게 이야기가 풀어 써지지 않아요.. 책을 읽고 나면 그 느낌을 최대한 바로 적기 위해 노력하는데, 간혹 그렇게 되지 않을때가 있어요.. 그래서, [해질무렵]을 읽고서도 한참을 망설이다 그져 내 느낌데로 내 생각나는데로 적으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어요....
여울물소리 이후 3년만에 만나는 황석영 선생님의 작품인가??!! 그 때는 우리 세째 뱃속에 있을때 였는데, 그 녀석이 태어나고 백일에 백일떡을 들고 선생님 북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이제는 이 녀석이 슬슬 눈치만 보고 웃음으로 넘기면서 말을 안 듣는 우리나라의 4살인 아이가 되었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네요....
[해질무렵] 일부러 여기저기에서 소개하는 선생님의 책 소개를 하나도 읽지 않았어요.. 아무런 정보 없이 그져 선생님의 신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을 읽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인지, 조금 헷갈려 했어요.. 저에게는 단 하나로 쭉 연결되는 장편 같지가 않고 서로 다른 이야기의 단편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아니면 박민우와 김민우라는 이름이 성만 다르기에 잠시 착각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었나 봐요.. 같은 인물의 과거와 현재 인줄 알았거든요...
왜 그 시대는 다들 어렵고 다들 힘들고, 다들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해서 서글픈 그런 날들이었을까요??!! 물론 저도 아주 젊은 축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어른 세대를 생각하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멍먹함과 아픔이 밀려오는 것은 무엇인지 원~~그건 어쩜 전쟁이라는 것을 겪은 세대와 겪으지 않은 세대의 차이일까요??!! 하지만, 전쟁을 겪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70, 80 세대들도 힘들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분명히 많으니??!! 저 역시도 그렇게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내지 않았으닌까요??!! 그리고, 한 끼 끼니를 제대로 못 먹었던 우리 부모 세대는 가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절명하게 알고 있기에, 자신의 자식들에게는 어떻게든 자신들이 겪은 가난을 대물림 해 주지 않으려고, 가지고 있는 논 밭을 팔아서라도 대학이라는 곳에 꼭 보내야 했고, 식구들 중에 단 한 명이라도 공부 잘하는 놈은 꼭 공부를 제대로 시켜 집안을 일으켰으면 했던 것 같아요..물론 가지고 있는 논 밭이 있다는 것은 부유한 측에 드는 것이겠지만, 한 끼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논 밭을 가지고 있었겠나 싶으면 정말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싶어요... 그 시절 남의 논 밭의 소작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더 많았겠죠??!! 그런 여러 문제들을 어렴풋이라도 느끼고 알고 있어서 일까 더 서글프네요??!!
이렇듯, 황석영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그게 남의 일 같지 않고, 바로 내 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일 같은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어요.. 그리고, 괜시리 가슴 저 밑바닥에서 부터 아픔이 밀려오는 듯 해요.. 그 시대에 좋은 대학, 아니 그냥 평범한 대학이라도 나온 사람이라면 무조건 조금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을 꺼라는 생각, 잠시 뒤나, 옆을 돌아볼 시간도 마음적 여유도 없었을 것 같은 생각, 그져 자신의 앞에 놓인 삶을 힘겹게 해쳐 나가기가 바빴을 거라는 생각들이 들어요... 그러니, 누가 누구를 생각하고 누가 누구를 걱정하고 하면서 인생사를 살 수 있었겠어요..한 마디로 내 코가 석자인데~~
이 책에서 나오는 차순아, 그녀 역시도 힘겹게 자신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또한 그녀가 전혀 모르는 남이 아니라, 내 언니나 내 엄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파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았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맘에 혼란이 오기도 해요... 또한 정우희를 보면서 차순아와 별만 다르지 않는 인생이다 싶은 것이 괜시리 안쓰럽고 마음이 가요... 그리고 책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우희 그녀의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까??!! 그져 좀 더 희망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남게 되어요... 박민우의 인생, 차순아의 인생, 정우희의 인생, 김민우의 인생처럼 우리모두 해질무렵, 어디로 걸어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