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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04 [리뷰] 관객모독ㅡ피터 한트케
posted by 선례공주 2021. 6. 4. 22:38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피테 한트케의 대표작이라는 [관객모독]. 연극작품을 위한 내용인 이 책은 아주 얇아 만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즉,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작가가 의도하고, 하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어 당혹스럽고 어렵기만 한데 다시 읽고 다시 읽다 보면 어렴풋이 뭔가가 내 속에서 이해가 가는 모습을 뱔견하게 된다. 그러니 절대 한번의 쓰르륵 읽기로는 안된다는 그런 책이다.


피터 한트케는 언어의 주관성, 자아의 주체성을 추구하며 자아에 집중하는 작가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쓴다"라고 하면서 시에 미학적인 문구를 넣는 것은 구역질이 난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렇듯 어쩜 관객모독에서도 그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연극에 있어서 관객이 관객이 아닌 연극을 관람만 하는 관객이 아닌, 그 연극에 직접 참여하는 배우같은 느낌. 그 속에서 자신에 대해, 자신의 자아에 대해 집중하면서 나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모든것을 느끼고 또 비판할 수 있는 사고를 가지라는 것 같다. 그만큼 보통의 연극이나 드라마처럼 그져 앉아서 배우들이 하는 행동과 묘사등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말로만 전하는, 언어로만 이야기하는 배우들의 말과 현재의 시간에 집중하면서 내가 연극의 주체가 되라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배경도 없이 배우들이 말로만 하는 것이 관객으로서늗 더 집중 되는 느낌이다. 즉 군더더기가 없이 오로지 말로만 표현한다고 할까??


또한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여러분" "너희들" "우리는" 이라는 단어들을 빼고 읽으니 난 어쩐지 좀 더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듯 하면서 뭔가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기존의 방식과 너무도 다른 독특함을 보여주는 것이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뭔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내게 새로운 것을 맛 보게 하는 느낌은 마냥 싫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책이 아닌 연극으로 관객모독을 접했다면 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접해보고 싶어졌으며, 뭔가 혁신적이고 독특한 것 만은 사실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