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는 아니지만 구병모 | 자음과모음 | 20110728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고의는 아니지만]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착각속에 빠져 있었다.. 우리나라 소설이 아니라 왠지 모를 외국소설같은 느낌을 받아서 말이다..그러다, 너무도 익숙한 지역과 지명이 나오면, 아~~ 우리나라 소설이었지 하고 고개를 갸웃 거리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전혀 여성이 쓴 내용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그냥 보편적인 내용이 아닌 희귀한 내용들이 모아져 있는 느낌이다..
총 7편의 단편이 모아져 있는 [고의는 아니지만]은 표지부터가 참 신기하다. 몸은 사람인데, 얼굴부분이 전혀 사람이 아닌 인물들이 대여섯명 그려져 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책을 다 읽고 난 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하나하나의 단편이 모두다 그져 보통 우리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현실과 상관없이 어떤 이상이 들어가 있는 느낌을 지워 버릴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부가 다 너무도 부정적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나온 "마치 ~와 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 시인은 자신이 그전에 살고 있었던 도시를 떠나 5년만에 다시 돌아 왔는데, 뭔가가 많이 변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시인이어서 인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 있어서 깊게 관찰함에 비유라는 것이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비유는 현 시장이 사용을 금지했다고 하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아간다..그리고, 직접 시장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그 시장은 사람이 아닌 미무르 같은 괴물이라는 것에 너무도 큰 충격을 받고 놀랬다..
또한 두번째 단편인 "타자의 탄생"에서는 너무도 기상천외한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주인공 그는 정신이 들자 자신의 복부 이하와 왼팔이 땅속의 금속성 주물 즉 정체불명의 금속에 갇혀 있어 어떠한 기술로도 녹이거나 절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처음에는 사람들이 애처롭게 쳐다보고 서로 도와주려 하지만, 도저히 어떻게 도와 줄 수 없는 상황이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자기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이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어찌 이렇게 무차별하게 한 사람을 내버려 둘 수 있는지 말이다.. 그 누구도 어느 순간에서 부터는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으니 말이다..
세번째 단편 "고의는 아니지만"은 한 유치원 교사의 원칙에 맞닥뜨릴 수 없는 딜레마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데, 그건 어찌 보면 현실세계에서 분명 나타나고 있는 일이다 싶으면서도, 마지막 부분에서 어처구니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그 유치원 교사가 정말 제목에서처럼 고의로 죽게 만들게 한 것도,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네번째 단편 "조장기"는 살아있는 사람을 뜯어먹는 새떼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 이다..그런데, 이 이야기와 함께 그 새떼들은 가난하고 절망을 풍기는 사람들에게만 다가가서 뜯어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절망의 냄새가 나는 것일까나??!! 한 소녀, 그녀 역시 가난하고 절망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못생겼으며, 대학은 등록금이 없어서 휴학했고, 아르바이트 자리 마져도 잘 구해지지 않는 소녀다...그리고 어렵게 구한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 여자 주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리를 듣고, 6세아이와 장애아인 아이를 두고, 그 여자 주인의 신원을 확인하려 가는 길에 도대체 자신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다..
다섯번째 단편 "어떤 자장가"는 자기 아이때문에 한 여성이 겪게 되는 심리적 파탄을 공포스럽게 이야기 해 주고 있는 소설.. 그 여성을 자신의 논문은 팽개쳐 놓고, 다른 사람들의 논문을 대필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일은 평탄하게난 할 수 있지 않다. 다른 어려움 보다 자신의 아이 때문에.. 늘 엄마의 곁에서 자지 않고, 엄마를 힘들게 하는 그 아이.. 그런 아이를 여성은 냉장고안에도 넣고, 세탁기안에도 넣고, 전자렌지 안에도 넣는다..그것이 사실이면 그 여성인 엄마는 정말 성격 파탄자가 아닌가 싶은데, 정작 마지막을 장식하는 글을 보면 그건 단지 그 여성의 상상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섯번째 단편 "재봉틀 연인" 한 남자 아이의 서로 다른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년 시절에 학교에서 늘 담임 선생님께 확대를 받던 아이, 그리고 청년이 된 다음에도 제대로 된 사람으로써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영위하는 한 남자.. 또한, 그 남자의 어둡고 힘든 삶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무엇이든지 다 꿰매 준다는 재봉틀 연인.. 그럼 그 재봉틀 연인은 누구 였을까나??!마지막에서 암시하는 것은 어쩜 한 남자의 어머니인 것도 같고,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이야기..
일곱번째 단편 "곤충도감" 이 역시 기괴하기 짝이 없는 사건으로 시작하는데, 그것은 바로 한 남자에게 강간당하는 여자의 시각으로 그 남자를 다시 보고, 어느 순간에는 그 남자를 도와줄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성범죄자들의 몸 속에 반생물-반기계적인 뭔가를 국가가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주입하므로써 그 남자들이 성 행위를 하려는 순간 그들의 몸 속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먹고 자라 급속도로 커져서 성범죄자의 몸을 찢어 발기고 그 실체를 들어낸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반생물-반기계적인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으며, 이것이 현실세계에게서 가능한 이야기 인가 싶다...
이렇듯 구병모의 소설에는 이렇게 단편 하나가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일곱편 모두가 그져 쉽게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며, 또한 도대체 현실과 연결되어 지는 듯 하다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할 이야기로 접어드는 것이 도무지 내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도 없으며, 잘 상상이 되지를 않는다.. 다만, 그 내용 하나하나를 잘 살펴보면 어떠한 경각심이나 사회에 대해 전하는 메세지가 있는 듯 함도 있지만, 내게는 그져 재미있게 읽을 소설만이 아니라, 좀처럼 어렵기만 하다.. 그러니, 처음부터 시작하는 단편 한편이 끝날 때까지 도대체 어떤 일이 이 소설속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마지막에 결말이 어찌 되어 지는지 궁금해서 끝까지 긴장하며 소설을 읽게 되고, 좀처럼 상상력이 부족한 독자에게는 마냥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