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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04 [리뷰] 금오신화ㅡ김시습
posted by 선례공주 2019. 12. 4. 05:03

세종 17년 1435년에 태어난 15세기 조선의 문인 김시습 선생으로 인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고 알려진 금오신화. 어찌보면 참 황당한 귀신과의 사랑 이야기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역시나 선한사람에게는 복이 내린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금오신화에 나오는 5편 모두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오로지 선한 선비들에게 아리따운 여인이 나타나고, 용왕님의 부름을 받고 이승과 저승을 오가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만복사저포기ㅡ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 천생의 연분을 만났지만 홍건적의 난으로 생이별을 하는 이생규장전ㅡ이생이 담너머를 엿보다. 비참한 현실속에서 염라대왕을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는 남염부주지ㅡ남염부주에 가다.선녀를 만나 시를 읊어 주고 받는 취유부벽정기ㅡ붚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용궁잔치에 초대되는 용궁부연록ㅡ용궁잔치에 초대받다. 등 모두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서로 시를 지어 읊으는 모습들. 정말로 신기하고 정겹기도 하다. 또한 그 속에 나오는 시들을 보면 어찌 그리도 표현을 맛깔스럽게 잘 하는지 책읽는 내 가슴도 함께 울리는 것만 같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그렇다고 해서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구나 싶은 것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분명 있을수도 있는 일 일것 같고, 오로지 세상사는 선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고, 그 옛날 조상들의 삶은 어떠 했을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되면서, 주인공들의 꿈에서 이루어진 사랑. 용궁구경. 저승구경. 이런 일들이 결코 꿈으로만 끝나지 않고, 현실세계로까지 이어지는 결말들이 어쩜 더 행복하고 뭔가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아 너무 감격스럽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