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22. 5. 11. 14:34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 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누구나 알고 있듯이 징글징글한 가족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주실까? 너무 궁금해서 신청한 책이네요. 그리고, 읽는 동안 다양한 이 가족의 각자에 입장을 보면서 어쩜 내 모습을 보는 듯 해서 창피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마음과 이야기에서 공감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 위로 받기도 하는 그런 시간이었네요.

가장 소중하고, 즐겁고 행복했던 어린시절 가족과 형제, 자매들이 모두 성인들이 되고 결혼을 해서 그들만의 또다른 가정이 생기면서, 서로 부딧치고, 또 거기에 누군가 아픈 부모가 한 분이라도 생기면 그 애처로운 마음 보다는 속상하고, 괜시리 미워하는 마음이 더 자라나나 보다. 옛날에는 안 그랬던 내 부모의 모습에서 너무 서운한 마음만 들고 도대체 왜 그럴까 원망만 들면서, 그 옛날 그 누구보다도 깔끔하고 똑 부러진 성격이었던 내 부모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자식들에게 마음과 다르게 독설을 퍼붓고, 내가 늙고 병들었으니 내가 너희를 정넝껏 키운만큼 효를 하라고 은근 강조하게 되나보다. 이런 모든 모습들이 내 가정, 내 가족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겠지? 싶으면서 그래서 옛말에  긴병에 효자없다고 했나 보다 싶다.

혼자 산에 오르며 운동하다 쓰러져 한쪽이 마비된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를 혼자 보살피기 힘들어 하시는 아빠. 이 부부에게는 사남매가 있다. 잘 나가는 초등교사인 큰딸 김인경. 대학병원에서 의사인 큰아들 김현창. 이혼하고 어린이집 교사를 하면서 혼자 아들을 키우는 세째 김은희, 공무원시험 준비만 하다 10년세월을 흘러보낸 막내 김현기. 이렇게 사남매의 세째인 딸 은희는 아빠,엄마, 형제들을 위해 요양원으로 가기 싫다는 자신이 부모님 집으로 아들과 함께 들어온다. 그런데, 점점 삶은 힘들어진다. 자신의 노고를 전혀 알아주지 못 하는 부모와 형제들에게 넌더리를 낸다. 그리고 그것은 부모님의 죽음으로까지 연결된다. 이들 가족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건 소통이 아니었을까? 툭 터놓고 시원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상대가 받아드리는 감정 등이 절대로 같을 수가 없는데 말이다. 우리 모두 속시원하게 하고싶은 말은 하면서 상대에게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표현하면서 살아보자. 또 책속에서 나온 말처첨 가만히 조용히 기다려 보자.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우리가 부모님께 바라는 건 그거 딴 한 가지예요.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할 필요도 없고, 걱정해주실 필요도 없어요. 정말 자식들을 위한다면 그냥 조용히 자식들이 하자는 대로 해주시기만 하면 돼요"-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