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상한 사람도 한 마디로 똘아이도 미친사람들도 많다고 하는 이야기인줄 알고 냉큼 서펑단 신청했는뎌, 꼭 그런 이야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면서 흔히 내 주변에도 있을 법한 이야기. 거기에 뭔가 조금 색다른 사람들, 또 알 수 없는 반전들이 숨어 있으며, 그져 쉽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오묘하고 어려운 면도 있다. 또한 대부분 주인공들이 예술을 한다. 영화를 한다거나, 음악을 한다거나 그래서인지 나와 다른 뭔가가 있는 듯 하고 은근 독특함을 발휘하기도 한다.
총 4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이 소설은 대부분 주인공이 자기인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데, 주인공들도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고 약간 다른 느낌이다.
[남는 건 볼품 없지만] 여자 친구가 따로 있지만 여사친인 주인공과 더 친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남자 후재. 그는 어느 날 신대방도에 있는 어떤 모텔 302호방에 걸려있는 그림 액자의 사람이 주인공과 너무도 똑같이 생겼다고 그 그림을 보여주고 싶다고 꼭 같이 모텔에 가자고 조른다. 그런데, 정작 그 모텔에서 그림은 발견하지 못 하고 지명수배범 사건에 연류되고, 후재는 그 사고로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하지만 좀처럼 깨어나지 못 한다는 이야기인데, 자신과 닮은 사람을 보여주겠다는 남사친의 이야기도 독특하지고 그 말을 믿고 모텔에 같이 간 주인공도 독특하다. 물론 두 사람 다 술을 먹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싶지만 이 사람들의 행동은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끝나가는 시절] 여기에서는 음악하는 남자 송원이자신의 꿈을 잠시 접고 가업으로 하고 있는 계복반점이라는 중국집을 이어하면서 배달기사로 온 유키 박민우를 좋아하는데, 유키는 오래전 송원이 너무도 우상으로 좋아하던 음악가였던 것이다. 그런데, 유키에게 뒷통수를 맞게 되는데도 여전히 유기의 음악을 듣는 모습도 남다르다. 한 마디로 자신에게 사기치고 도망간 남자의 CD를 계속 들을 수 있느냐 말이다.
이렇듯, 쉽게 이해되지 않는 주인공들의 행동 들이 이 소설에서는 자주 나온다. 그러면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심오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한 마디로 나에게는 독특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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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1 [서평] 남은 건 볼품없지만ㅡ배기정
2021. 4. 11.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