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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20 [리뷰] 페인트ㅡ이희영
posted by 선례공주 2020. 7. 20. 02:47

혹 내가 부모를 선택한다면 어떤 부모를 선택하게 될까?! 거기다 우리 세 아이들이 나 라는 부모에게 100점 만점에 얼마의 점수를 줄까?!

​[페인트]를 읽고나니, 부모에 대해서, 자녀에 대해서, 그리고 이 둘의 관계에 대해서 더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도 역시나 부모노릇이 처음이고 누군가의 자식으로 선택되어서, 내 스스로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니 서로 서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내 배가 아파서 낳았다는 이유로 온전한 한 생명체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소유물로 생각하여 내 뜻데로 내 생각데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아이의 인생은, 그 아이의 미래는 온전히 그 아이의 몫인데 말이다. 물론 내가 먼저 살아본 인생의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좀 더 힘들지 않게 살아가기를, 좀 더 편안하게 미래를 준비하라는 명목하에 내 생각을 마구 주입시키는 것은 아닐까?

​페인트에서는 국가의 정책사업 하나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없으면 NC센터라는 곳으로 보내 국가가 책임지고 키워주게 한다. 그리고, 열여덟이라는 나이가 되기 전 부모들을 면접봐서 아이가 자신의 부모를 선택해 NC센터를 떠날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이름과 부모를 만나 NC센터에서 생활했던 것을 모두 지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된다. 현재 있는 입양 절차가 부모가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NC센터에서는 그 반대로 아이가 부모를 고를 수 있는 것이다.

​페인트에서는 NC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제누301과, 아키, 노아라는 아이들을 통해 센터에서의 생활이 어떠한지, 부모를 만나기 위해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부모들이 부모가 되겠다고 신청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들을 만날 수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하지만 올바른 부모 노릇을 하겠다고 그곳 아이들을 찾는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선택받아 부모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면 국가에서 주는 돈을 목적으로 부모가 되겠다고 오는 어른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 만남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열여덟살이 되는 동안 부모를 선택하지 못 하면 NC센터에서 나가 사회에서 NC센터에서 자란 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회에서 차별받으면 살 수 밖에 없다.

​주인공 제누 301도 이제 NC센터를 떠나야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좋은 부모를 빨리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센터를 관리하는 센터장을 비롯한 가디들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 아이들이 좋은 부모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센터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누 301은 부모를 고르는 일에 있어 아주 꼼꼼하고 깐깐해서 여때 마음에 드는 부모를 만나지 못 했다. 어쩜 앞으로도 영원히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사람 보는 눈이 기가 막히고, 어른들보다도 더 어른스럽다. 세상을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