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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2 인연으로 밥을 지으니 그 맛도 일품이리라..
posted by 선례공주 2010. 12. 22. 15:28
인연으로 밥을 짓다 인연으로 밥을 짓다
함영 | 타임POP | 20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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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으로 밥을 짓다] 아주 제목에서 부터 마음을 잡아 끄는 뭔가를 느껴 서평단에 신청했어요..그리고는 덜커덩 당첨되어 책을 받았지요..그런데, 앞부분을 차츰차츰 읽다 보니,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물론 책이 이상하다거나, 글이 이상하다거나 그런 이유가 아니라, 종교로 인해 조금의 거리감과 어색함을 느끼게 되어 서평으로 받은 책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살짝 한쪽으로 밀어 놓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몇개월이 지난 지금 그래도 한번 끝까지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붙잡게 되었는데요.. 이것 정말 다시 읽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너무도 마음에 드는 책이 되어 버렸네요... 잠시 섣부른 판단으로 한쪽으로 밀쳐 놓았던 것이 어찌나 미안스러운지... 또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나의 책읽기가 아직은 덜 수양된 마음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어 많이 창피하고 죄송하기까지 했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이라는 것이 생기고 쌓이게 되는 우리의 정을 [인연으로 밥을 짓다]에서 느끼게 되어요.. "스님들의 자연밥상 비법"이라는 말에 살짝 물러 났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우리네 정 많고 전통이 깃든 토속 음식과 먹음직 스러운 음식들을 즐비하게 이야기 해 주고 있어요.. 그 속에 나타나는 사람사는 모습에서 맛있는 음식을 느끼고, 또 주부로써 새로운 비법의 반찬들을 만나게 되니 어찌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어요... 읽고 보면서 푹 빠지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었지요... 

절간 부엌의 장인,  공양간을 책임지고 있는 자성월 할매와 공덕심 할매의 맛드러진 입담과 표현력에 푹 빠지게 되며, 한량없이 자신을 낮추는 마음,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마음, 늘 감사하는 마음, 너와 내가 둘이 아닌 마음 공양간의 이 두 할매가 일러준 비법은 밥을 짓는 법 뿐만 아니라, 마음을 짓는 "마음 요리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해요.. 정말이에요..구수한 사투리와 입담, 두 할매의 멋드러진 밥짓기와 반찬 만들기는 그 옛날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 그 위에 할머니,  또 위에 할머니들께서 해 주시던 그런 정 많고 따뜻한 음식의 향수가 물씬 풍겨 나오는 것 같아, 책을 보는 나 마저도 그 공양간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음식의 맛에 푹 빠져 있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또한, 타고난 농사꾼, 전정희 여사의 공양간은 그야말로 모든것을 작은 텃밭에서 해결하는 농사꾼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공양주로 산다는 건 웬만한 인연이 아니고는 힘든 일인데, 고된 일상도 행복한 업으로 생각하는 전정희 여사는 공양간의 "밥 짓는 수행자"라고 할 정도라고 해요... 

그리고, 티베트 스님들의 공양간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곳에서는 하찮은 개미떼도 무시하지 않으며, 우리와 다름없는 중생으로 생각하는 보리심이  깃들여 있어 공양간 살림살이에도 고스란이 그 마음이 담겨져 나와요...아주 어린 나이에 히말리야 산을 넘어 인도로 망명한 티베트 스님들 그들에게 있어서 우리나라는 타국이 아닌 모두가 다 같은 중생, 하나된 민족이라는 생각과 함께 제 2의 고향이 되며, 그 누구보다도 된장을 사랑하는 분들 이라고 해요....

음식의 맛은 손끝에서 나오고 정성이 버물러져 제대로 된 음식이 된다는 우리의 옛말처럼 반찬 하나 하나를 만들고 밥을 짓는 일에 있어서 정성이 가득하니, 그 음식이 맛이 없을리가 있겠는가?! 환한 미소와 재치 만점인 입담들로 공양간들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주시는 위에 공양간 주인장들의 마음이 한없이 드높아 보이며, 함께한 사진들과 레스피는 그 어떤 요리책보다 값진 보물이 아닐 수 없어요...  또한 잊혀져 가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에 대한 상식과 제조법이 시골 아낙들의 정성과 손맛 그대로 소개되어 건강한 식단을 꾸미는데 도움이 되며, 신토불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다시금 가져 보게 되어요..

두 해 가까이 더 없이 순박하고 천진한 이들과 공양간에서 함께 했다는 지은이 함영님.. 그는 음식의 맛만 느끼고 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참 모습을 발견 했으며,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으로 삶을 바라보는 눈이 여여하고 지혜로워 졌다고 하는 걸 보니, 책을 보는 나도 종교와 상관없이 사람으로써 살아가는 여여한 마음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고, 새로운 지혜를 깨닫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