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 특별 보급판 세트 윤태호, 윤태호, 박치문 기보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41205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나 스스로가 놀랜다..만화라고 하면 도대체 글을 읽어야 하는지 그림을 보아야 하는지 몰라서 거들떠도 보지 않던 내가 우연한 기회에 한 권 두 권의 만화를 읽다 보니 만화에도 관심히 생기기 시작했나 싶을 정도로 미생이 완전 재미 있다..
처음에는 몰랐다.. 미생이 만화 였는지도, 그 만큼 나에 관심 밖의 책이었다..그런데, TV의 여파를 무시하지는 못하는가 보다.. TV에서 드라마로 하는 동안 잠깐 잠까 스쳐 본 이후 사람들이 미생 미생해서 인지 나도 조금씩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그리고 위즈덤하우스 페이스북 이벤트에서인가 우연한 기회에 [미생 특별 보급판 세트]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요녀석 한 동안은 내 관심밖으로 밀려나 책꽂이 한 쪽에 비닐도 뜯지 않을 채 곤히 모셔져 있었다..그리고 메르스 덕분에 약간의 여유로움이 내게 찾아 온 이후 손에 잡기 시작했는데, 이것 너무 재미있다 못해 사랑스러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책 속에 나오는 오차장도 멋지고 김대리도 멋지고 장그래도 멋지다.. 직장 생활하면서 이렇게 마음이 맞는 환상적이 팀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사람들 복 받았다 싶다...또한 이들이 참으로 멋지면서, 그 옛날 내가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그 때가 자꾸 미생과 겹쳐져서 내 머리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들고, 내 삶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장그래가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된 원인터내셔널. 그곳은 대기업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무역업을 하는 회사로 나온다..그런데, 내가 다닌 첫 직장이 해운회사여서 이곳과 사뭇 다르지 않다..그래서 더 미생과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과 그들의 일에 몰입하며, 혼자 신나하고 얼굴에 나도 모르는 미소를 띄우고 있나 보다.. 또한 그 옛날 직장생활에서 만났던 수많은 나의 사수와 동료들과 상사들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보고 싶고 재미나서 죽겠다...
그 옛날 최 하위 말딴 사원이었던 나에게도 장그래 같은 고민이 있었고, 김대리나 오차장 같은 사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것이 아주 행복한 일인줄을 미쳐 몰랐다.. 막상 그곳에서 떠나온 다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며,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에 하나였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 난 참 나만 알고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모두 지난 다음에 깨닫고 후회하는 존재가 맞나 보다... 늘상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들의 인생이 완생이라고 볼 수 없는 것처럼 어쩜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미생이지 않을까?!! 바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미생을 보면서 아~바둑의 대국이 어떤 것인가를 살짝 맛 볼 수 있고, 그져 집만 열심히 지으면 되는 줄 알았던 바둑에 이런 엄청난 세상과의 소통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니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재미있기도 하며, 왠지 바둑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저 가슴 밑바닥에서 스멀스멀 올라 온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