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띠지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어떤 실패도 삶 자체의 실패가 되지는 않는 다는 말. 이건 어쩜 주인공 이영초롱이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 가죽도매상을 하던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남동생은 큰아버지댁으로 자신은 제주도에서 보건소의 의사 선생님으로 지내고 있는 고모에게 가게 된다.
그곳 고고리섬으로 가게 된 14세 소녀 이영초롱이. 모든 것이 싫고 짜증나고 외롭고 할 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친구 복자. 하지만 어떤 일로 인해서 둘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서로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영초롱이는 법목을 입은 판사가 되었는뎌, 어려서부터의 꿈이 판사였다는데 왜 그녀는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꿈을 이룬걸까? 왜냐하면 소설속에서 그녀는 전혀 판사라는 직업이 어울려 보이지도 않고 어떠한 정의를 위한 사명감도 보이지 않는다. 그져 직업으로 단순하게 선탹한 느낌. 사회의 기득권자가 되기 위해 선택한 직종이 판사이다 싶다.
암튼, 모든 일에 있어 생기있지 않고 밝고 활달하지도 않다. 왠지 모를 우울감으로 그녀가 걷고 있는 삶은 아주 위태로워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좌천아닌 좌천으로 그녀가 지냈던 서울에서 오래전 떠나 온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초등학교 친구였던 조오세를 만나고 또 그를 통해 그 옛날 서먹해져서 연락하지 않던 복자를 만나게 되지만, 다시 관계를 회복해 친해지기가 무섭게 이들은 또다른 사건으로 관계가 서먹해진다. 바로 복자가 소송을 진행한 사건을 이영초롱이 맡게 되는 것이다.
복자는 자신의 승소를 위해서 영초롱이에게 사건을 맡지 말아달라 했을까? 진심으로 영초롱이를 믿지 못 해서.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아닌 친구 영초롱을 위해서 더 그 사건을 맡지 말아달라고 한 것은 아닐까?!
왠지 난 서로들이 너무도 말을 아끼고 마음을 터놓지 않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의견이 틀리고 마음이 맞지 않는다 해도 크게 소리 지르고 싸우면서 자신의 감정을 적나하게 보여주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면 써놓고 붙이지 못 하는 편지를 쓰는 것 처럼 가슴에 아픔과 외로움이 또 우울이 그리움이 쌓이는 일은 없지 않을까?! 그러면, 모두가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다.
2021. 3. 8.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