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태생의 유태계 프량스 작가인 로맹 가리가 1962년에 발표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여기에는 총 16편의 단편들이 들어 있는데, 하나같이 특이한 제목에 반전이 숨어 있고, 다양한 인간상이 나온다. 그래서였을까? 이 단편은 1964년 미국 최초 단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하며, 작가가 직접 제작한 영화로도 있다고 한다.
새들은 왜 페루라는 곳으로 날아가 죽는걸까? 진실로 새들은 죽기 위해 페루를 찾아가는 걸까? 아니면
날다날다 지쳐 머무른 곳이 페루일까?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그 많은 단편들 중에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제목으로 했을까? 물론 여러 단편들 속에서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단편에서 왜 마지막 부분에서 섬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일까? 그건 어쩜 주인공, 작가 스스로의 자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허무함 등 이런 모든 감정들로 인해서 우리 인간이란 존재들은 자신의 삶을 통째로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수 있는 걸까?
최근에 내가 겪은 엄청난 슬픔과 황망함으로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종종 들면서 우리는 어디에, 또 나의 어떤 모습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되며, 내게 아마도 사랑하는 세 아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 허무함과 상실감을 겪어 보기 전에는 나도 미쳐 몰랐던 사실들. 우리들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그리고 삶을 다시한번 깊이있게 생각하게 된다. 어쩜 작가도 그가 겪은 여러 경험들이 기본으로 하여 이 단편 하나하나에 녹아 놓은 것은 아닐까?
이 책은 후루룩 빠르게 한번 읽어서는 좀처럼 단편 하나하나가 이야기 하는 의미를 깨달을 수 없으며,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두번, 세번 읽을수록 새롭게 깨닫는 것이 생기는 듯 하다. 다만, 좀처럼 쉬운 책은 아니며, 역사적인 배경 다양한 정치적 상황. 이런 것들에 대해 자세한 설명시 없으므로 읽는 독자 스스로가 냐름대로의 생각으로 깨달을 수 밖에 없는 듯 하며, 어쩜 그것이 몇백년전의 이야기 바로 고전이 주는 의미가 아닐까?!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한 남자가 페루의 외딴 섬에서 혼자 카페를 운영하며, 고독을 되새기는데. 한 젊은 여자가 죽기위해 바다 속으로 점점 들어가는 모습에 눈에 들어온다. 남자는 순간 그녀를 구해낸다 그리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어느순간 그녀의 남편이 찾아오고 남편과 함께 그녀는 떠난다.
[류트] 어린시절부터 알아 온 여자와 결혼해 외교관으로 그져 평범한 남편이고 아빠로 살아가던 남자가 갑자기 악기 연주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어떤 휴머니스트] 전쟁으로 몸이 약해지고 점막염으로 지하실에서 책만 보는 친구를 위해 그가 운영한가게을 봐주며 친구를 도와주는 듯 한 한남자. 하지만 정작 그것은 자신의 친구를 철저히 이용하고 있었던 것.
[몰락] 지난 40년간의 노조투쟁이야기가 중심인 이야기로 나에게는 그져 어렵고 난애하다
[가짜] 고흐의 그림이 진짜다 가짜다를 이야기 하다 다툼이 생기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정작 자신이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부인의 얼굴이 성형으로 아름다웠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
[본능의 기쁨] 난장이와 거인이 한 팀이 되어 공연을 하는데, 난장이는 거인을 한 인간으로 인정해 주지 않고 그져 자신의 일에 필요한 사람으로만 생각하는데..
[고상함과 위해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위감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때리는 아버지.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여기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가족들. 또한 끝내는 딸에게 임신을 시켰던 남자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마을을 통째로 버리고 독일군과 손을 잡는 아버지.
[비둘기 시민] 비둘기가 말을 하고 관광객들을 위해 썰매를 운영하는 모습을 묘사해 주는데, 이것은 허구일까? 진실에 가까운 묘사일까 사뭇 헷갈린다.
[역사의 한 페이디] 역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지휘관의 자살을 도우는 장병.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벽ㅡ짤막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너무 외롭고 고독한 한 청년이 옆방의 여자를 사랑하고 또 그것을 표현하지도 못 하는 상황에서 옆방의 정사 소리에 스스로 자살하게 되는데..
이렇듯, 어찌보면 사뭇 이상하고, 어렵고, 난해한 단편들이 속속 들어가 있는 그런 책이다. 햐지만 인생에 있어 꼭 한번은 만나봐도 좋을 책이다.
2024. 11. 2.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