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21. 4. 12. 20:17

동네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고전 독서모임으로 다시 읽게 된 헨리 입센의 인형의집. 책이 뮤지컬이나 연극의 대본 형식으로 되어 있는 희곡인 인형의 집. 얇고 대화식이 아주 금방 읽기를 끝낼 수 있으며 은근 재미있다.

한 여성이 결혼하기 전에는 자신의 아빠에게,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깊은 속을 들어가 보니 그건 어쩜 사랑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 여성이 진정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을 때 그 남편은 자신의 체면만을 생각했으니 말이다. 진정으로 자신의 아내가 왜 그런일을 했는지 조차도 물어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의 부인을 거짓말쟁이 나쁜 여자, 사치하는 여자로만 생각했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한다 했지만 그들이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은 꼭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처럼이었다. 자신의 말에 복종하고 자신이 하라는 데로만 하는 여성 말이다. 그러니 그들의 사랑하는 방법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즉 그 자신의 부인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남편이 아플때 헌신해서 그를 살려냈던 부인. 하지만 이제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알았다. 진정한 자신들의 부부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녀는 떠났다. 남편도 자식도 다 버리고. 어찌 보면 그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올바른 행동이라 할 수 없지만, 또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그녀는 이제사 진정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른다.

여자는 남편의 소유물이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이제서라도 그것을 깨닫게 된 그녀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초 처음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부부가 서로 거짓이 없이 대화하고 소통했다면 이런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깊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