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24. 8. 10. 22:30
친밀한 이방인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서정적인 문체로 동세대 인간 군상의 생을 연민하고 긍정해온 소설가 정한아의 세 번째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 한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비밀스러운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이다.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속해 있지만 대개는 불완전한 형태일 수밖에 없는 가족이라는 틀에 대해 오랜 시간 사유해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그 천착의 결과를 미스터리 서사로 풀어내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칠 년 동안이나 소설을 쓰지 못한 소설가 ‘나’는 어느 날 신문에서 흥미로운 광고를 발견한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어떤 소설의 일부가 실려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던 ‘나’는 충격에 빠진다. 그 소설은 ‘나’가 데뷔하기 전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문예공모에 제출했던 작품으로, 공모전에서 낙선한 뒤로 까맣게 잊고 지내온 터였다. 신문사에 더이상 광고를 싣지 말라고 연락하자, 뜻밖의 인물이 ‘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온다. 육 개월 전 실종된 남편을 찾고 있다는 여자, ‘진’이었다. 놀랍게도 ‘진’은 그녀의 남편이 광고 속의 소설을 쓴 작가로 행세했다고 말한다. 남편의 거짓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소설가인 줄 알았던 남편이 사실은 여자였고, ‘진’을 만나기 전부터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다는 것. 문제의 인물 ‘이유미’는 합격하지 못한 대학에서 교지 편집기자로 활동했고, 음대 근처에도 가본 적 없으면서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자격증 없이 의사로 활동했다. 또한 그녀는 각기 다른 세 남자의 부인이자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았다. ‘나’는 점점 ‘이유미’가 살아온 삶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이유미’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면서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할 수 있으리라 예감하는데…….
저자
정한아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7.10.13


내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를 끈임없이 해야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책을 읽는 일.
그래서 잡게된 [친밀한 이방인]. 시작부터 내 기분처럼 우울하고 황당하다. 아마 지금의 내 기분과 다르다면 바로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는 내용.

주인공 여자는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자신의 외도로 남편과 사이가 벌어졌고, 남편 핑게삼아 외국으로 떠났다. 잠시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상황.

그런데, 그 시기에 우연히 자신의 소설이 신문에 연재되고 있다. 오래전 이름도 없이 프린트해서 아는 사람들에게만 나누어 준 소설 "난파선" 그런데 누군가 그 소설을 신문에 연재하고 있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신문사에 전화해 항의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한 여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남편이 사라지면서 놓고 간 소설이 난파선이라고. 혹 자신의 남편을 아느냐고, 그래서 만나게 되는 두 여인. 그리고 그 여인으로 인해 한 사람은 인생을 들춰 보고 그를 찾는 작업을 시작하는 소설가. 그러면서 힘든 자신의 현상황을 되짚어 보고 자신의 인생도, 남편과의 관계도 생각하게 되는 소설가.

거짓으로 똘똘 뭉쳐있는 여자 이유미. 아니 남자로 지낸 여자 이유상. 아니면 엠. 도대체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어느 부분아 진실일까?

이 소설을 통해 난 무엇은 깨닫고 느낀 것일까, 심한 우울감을 이 소설로 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네 인생도 어쩜 소설의 한 부분은 아닐까? 어제와는 너무도 달라져 버린 내 시간과 내 인생. 앞으로의 미래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삶에 커다란 욕심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