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한다. 내 아이가 해나처럼 사이코패스라면 어떻게 할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으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지? 또한 내 아이가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면 어찌 대처해야하나?! 그나마 그 책에서 수제트의 남편 알렉스가 마침내 아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실을 이야기 하는데도 상대방이 믿지 않는다면 수제트는 이미 오래전에 무너져 버렸을 것 같다.
수제트. 자산이 어려서 겪은 아픔. 엄마로부터의 우관심.방임. 이런것들에서 부터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옳은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한 모습이 대단해 보이면서도 어쩜 그런 스스로의 상처와 트라우마 등이 자신의 딸 해나를 온전히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한 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애를 키우는 엄마로서 한편으로는 수제트가 아주 안쓰럽기도 하고, 늘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주 절실히 든다.
7살이 되도록 단 한 마디도 하지않는 해나. 이 아가는 말을 안하는 걸까? 아니면 말을 못 하는 걸까? 그것조차도 잘 모르겠다. 또한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가 왜 자신의 엄마를 경쟁자로 보는 것인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 둘의 모녀관계가 틀어진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나의 아가, 나의 악마]는 또한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하나는 엄마 수제트의 입장에서 기록되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딸 해나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세아이의 엄마인 나로써는 해나의 입장에서의 글을 읽을때면 머리가 쭈빗쭈빗 서면서 읽기가 힘들었으며, 수제트 입장에서의 글은 이해되고 공감가기도 했다. 그래서 천천히 페이지대로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전트의 이야기를 먼저 읽고. 그 다음 해나의 이야기를 읽는 식으로 했는데, 이것 역시 독특한 경험이었으며, 오랜세월 후 진정으로 수제트와 알렉스가 해나를 받아드릴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웠다. 정말 이런 경우 사랑하는 내 딸이지만 어찌해야 할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것이 가장 옳은 선택이 될 것인지?!
2021. 3. 7.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