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10. 2. 23. 16:10
보통날의 파스타 보통날의 파스타
박찬일 | 나무수 |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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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처럼 나도 무진장 면 음식을 좋아하고, 또 거기다 한참 오래전 스위스 유학시절에 즐겨 먹던 파스타가 생각나고,  잠시나마 그때의 추억속으로 빠져들어 보기 위해서 [보통날의 파스타]서평 이벤트에 신청했다가 당첨되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아주 노란 겉표지부터 맛있는 파스타 이야기를 말해주는 것 같고, 눈과 입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오늘 저녁식사로는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라 하는 스파게티를 메뉴로 정해서 먹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이탈리아 요리학교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를 수료하고 시칠리아에서 주로 연수했으며, 귀국 후 청담동에서 세프 생할을 하고 있다는 작가답게 정통 이탈리아 파스타 이야기를 아주 맛깔스럽게 적어 놓고, 거기다 간혹 함께 해주는 현지인들과 이탈리아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겨 놓았으며, 맛깔 스러운 글에 못지않게 한 chapter가 끝날때마다 정성스럽게 쓰여져 있는 파스타 레시피 등, 어느 하나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뺏지 않는 것이 없다.

파스타에 대한 그져 아주 간단한 레시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아무 생각없이 무심히 먹었던 파스타에 대한 진실과 어디가서도 마음껏 뽑내볼 수 있는 파스타에 대한 상식들로 즐비하다. 

스파게티를 먹을 때 수저에 올려서 포크로 돌돌 말아 먹는것이 정석인줄 알았던 내게, 그냥 포크 하나만 달랑 들고 먹는 게 예의이고 일반적인 방법이라 전하는 것과,  스위스 유학시절 그냥 호스트 아저씨가 해주신 파스타 요리를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져 맛있게만 먹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금 그 때의 추억에 사로 잡히면서, 파스타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종류가 아주 다양하고, 이름도 아주 특색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또한 이탈리아 분이셨던 나의 호스트 아저씨께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 왔다면 [보통날의 파스타]를 보면서 새삼 "아~그랬었구나"하면서 후회 아닌 후회를 하지는 않을 텐데 하는 어리석은 아쉬움을 남게 만든다....

이탈리아 파스타의 이름들은 참 독특하단다.. 또한 그 이름이 내려오게 된 전설이나 유래가 워낙 재미나고 특이하다. 그냥 해물 파스타하면 될 것을 "어부의 파스타" 이렇게 부르고,  빵 중에 말 많은 시어머니를 풍자하여 "시어머니의 혀’라는 것도 있으며, 양쪽을 뾰족하게 빚어 신부님이 드시면 목에 걸릴 것처럼 만든다고 해서 유래된 "신부님 목의 가시뇨키", 워낙 값싼 재료와 잡탕처럼 섞인 여러 재료들이 들어간다고 해서 "푸타네스카 스파게티" 즉 "창녀 스파게티’"라는 이름에 파스타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파스타를 분류하는 방법 또한 아주 난삽(難澁)하다. 프레시냐 드라이냐, 오일이야 그렇지 않으냐, 짧으냐 기냐, 달걀을 넣느냐 그렇지 않느냐, 육류냐 해물이냐, 속을 채우느냐 그렇지 않느냐, 국물이 있느냐 없느냐 등으로 분류한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파스타가 이탈리아를 유명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타 서양나라들은 요리의 순서에서 첫번째 접시에 들어가는 요리인 곡물을 주로 고기와 곁들여 먹거나, 전체요리에 넣어서 먹는데 비해, 이탈리아에서는 첫번째 요리에 곡물종류가 다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 한다.  즉, 밀가루(파스타), 쌀(리조토), 감자(뇨키), 옥수수(폴렌타)가 순서대로 선명하게 나열되고, 그 다음 두번째 접시에 생선과 고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저트 순서로 먹기 때문이라 한다... 

이탈리아 어디를 가든 그 고장마다의 고유 파스타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을 여행하다보면 그 지역마다의 특산물이 있고, 전통 고유에 음식이 있는 것처럼... [보통날의 파스타]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옛날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내가 직접 이탈리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면서 전통 이탈리아 파스타를 맛보면서 여행을 떠다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나에게 [보통날의 파스타]는 아주 멋진 여행을 계획하게 하고, 오랜 추억을 끄집에 내어 그 추억속에 잠시 잠기게 만들며, 한끼 두끼 저녁식사로 걱정없이 면 종류, 그것도 파스타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