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든 생각은 "살아서 가야 한다"는 명분 아래 살인을 저지른 황천도가 조금은 이해되지를 않았다. 처음 책을 읽을 때부터 부모가 노비라 자식도 노비가 되는 그 옛날 법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노비가 된 황천득. 하지만 옆집에 살고 있는 선생덕에 글을 배우고 세상 이치를 조금씩 깨우친 황천득. 그는 노비라는 신분으로 만만하고 어루숙한 노비는 절대 아니었다.
1691년 명나라가 우리나라 조선에 요구한 만주로의 군대 파견. 이사람들은 왜 자기들 나라의 전쟁에 우리 백성을 요구했는지 진짜로 어처구니가 없다. 역시나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라나 왕이 힘이 없으면 백성들만 고생하는 세상이었다는 것이 참으로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황천득은 노비라는 신분 때문에 지신이 일하고 있는 주인댁의 아들을 대신해서 군대에 가게 된다. 또 그 시기에 같은 동네 근처에서 양반가의 귀한 아들로 태어난 강은택도 아버지의 힘에 못 이겨, 집안의 장래를 위해 군대에 가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만주로 파병되었다가 명나라가 전쟁에서 지는 바람에 고향으로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 하고, 가진 고생을 하면서 청나라의 포로로 20년을 살던 중 돈이 있으면 조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곳이다. 즉 고향에서 포로 1인당 얼마의 돈을 지불하면 포로를 석방해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비출신인 황천득은 절대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 이렇게 자신도 돌아갈 고향이 있고, 홀아버지가 계시다는 이유로 20년동안 포로로 함께 동고동락을 하면서 친구처럼 지냈던 양반가의 강은택을 죽이는 황천득. 그리고 이 둘의 운명이 달라지면서, 이야기는 왠지 2부가 있을듯 완전히 끝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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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29 [리뷰] 살아서 가야 한다ㅡ정명섭
2022. 5. 29.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