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어느 늦은 밤 유현산 | 네오픽션 | 20120423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표지부터 시작해 제목도 모두 뭔가 으스한 느낌과 함께 과연 무슨 내용이 들어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 해서 들게 된 [1994년 어느 늦은 밤] 그런데, 소설을 읽는 내내 이것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를 조금씩 조금씩 하게 되었다.. 임신 후 스릴러나 추리소설 등이 읽고 싶은 충동이 있어서 그랬는데, 이건 스릴러 라기 보다는 그져 너무도 잔혹하다는 느낌만 드는 것이 태교로 좋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한참 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한번 부여 잡은 소설이라 끝까지 다 읽어 내려가기는 했는데, 여전히 너무도 잔혹하다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멍해 지는 기분이 든다..
[1994년 어느 늦은 밤].. 작가는 거이 모두가 다 허구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좀처럼 믿기가 힘들다.. 범죄와 폭력이 함께한 이 소설을 어떻게 이렇게 디테일하고 잔혹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꼭 자신이 그 범행 등에 직접 가담한 것처럼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작가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물론, 그 옛날 1990년도에 있었던 지존파 이야기를 약간의 모티브를 가져 오기는 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전혀 허구 같지 않고 실제 있었던 사실처럼 표현하고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과연 작가는 어디에서 끌어 올 수 있었을까??!! "유현산"이라는 작가에 대해 사뭇 궁금해 지는 계기가 되면서, 나랑 연배가 똑같아서 인지, 그 옛날의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내 과거도 함께 떠오르게 된다..
[1994년 어느 늦은 밤]은 처음 전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식 표정으로 상도동 자택 주변에서의 모습부터 담고 있다. 그건 어쩜 이 이야기의 중심이 상도동에서 이루어져서 인지 모르겠다.. 같은 한 동네에서 한 쪽에서는 아주 활기차고 부유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때 의 모습을,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아주 지질이도 가난하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겹고 지겨운 생활로 겨우 버티면서 지낸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듯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상도동의 그 허름하고 비탈진 달동네에서 가난한 생활로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말이다...
[1994년 어느 늦은 밤].. 가장 친한 친구들을 도와주려 갔다가 그 범행에 함께 가담하게 된 한동준이라는 인물이 10년이라는 감옥생활을 끝내고 출감해서 과거를 돌아 이야기를 풀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소설은 어린시절 가난과 사투를 벌리면서 평범하게 지내던 한 동네의 아이들이 어느 순간 그 시대를 뒤흔든 세종파라는 조직 범죄 집단을 탄생시키고, 사회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으로 무차별적인 폭력과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해 주고 있는데, 한편으로 그들에게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이 너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 피해자들 역시 가해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가난과 힘들게 싸우면서 어렵게 어렵게 세상을 살았가고 있었던 사람들 이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그들 피해자 들은 그 많은 세상 사람들 중에서 너무도 운이 없었던 사람들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주인공들이 저질른 범행이 정말 괴물같다는 생각이 들고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어 진다..
물론, 그 어렵고 힘든 어린시절에 누군가 단 한사람 만이라도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다면 어쩜 이들은 세종파라는 조직 범죄 집단을 탄생시키지도 엄청난 폭력과 범죄를 저지지르도 않은 아주 평범한 가장이고 아버지로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세상은 그러지 못한 듯 하다.. 이건 이들만의 잘못이 아닌, 그 시대, 그 사회의 잘못이고,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함과 허탈함이 스며 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