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은 박완서 작가의 딸인 호원숙씨가 어머니 타계 10주년을 맞아 쓴 추모 에세이라는데, 왠지 나에게는 박완서 작가님께서 지금 살아 계시면서 방금 낸 책을 읽는 느낌이다. 그만큼 글의 생생함이 전해지고 인물들의 묘사가 지금 바로 옆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내 이웃의 모습이랑 별반 다르지 않게 전해주는 듯 하다.
1960~70년대 전쟁이후 우리나라의 모습들. 그리고 그 속에서 전쟁과 가난 속에서 힘겹고 어렵게 살아 왔던 우리 부모 세대들을 보고 있는 듯 하다.
그 때는 집집마다 다 가난했는데 어쩜 그리도 자식들을 많이 낳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전쟁으로 잃어 버린 부모, 형제가 그립고 생각나서, 또 확 줄어버린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서 그리도 자식들을 많이 낳았던 것일까?! 그래서 맨 위에 있는 장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꿈도 희망도 저당 잡히고 희생했던 것일까?! 참으로 불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사랑 보다는 내게 닥친 현실의 무게에 더 힘을 들였던 것일까?! 그 남자네 집은 작가에게 첫사랑이면서 이룰 수 없어 더 애틋한 그리움, 추억인 듯 하다. 안 쓰럽고 착잡한 마음.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 무모하게 자신의 삶을 던져버리지 못 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의 무게가 더 무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니 이루지 못 한 사랑에 대해 애절함이 묻어나는 것 같다.또한 이것이 소설이 아니라 아침 드라마쯤 되었다면 이미 타락한 여자, 주부, 부인, 엄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겠다. 그만큼 이성적인 것 보다는 시대가 그가 속한 세상이 한 마디로 먹고 살기 바쁜 삶이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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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12 [서평] 그 남자네 집ㅡ박완서
2021. 2. 12.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