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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17 [서평]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ㅡ임국영
posted by 선례공주 2021. 5. 17. 18:37

내가 뭔가 잘못 알았나보다.책의 사이즈가 작고 얇아 청소년소설인줄 알았는데, 내용이 너무 우울한 느낌이라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분명 내가 착각한 것이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발행한 트리플 시리즈로 짧은 세편의 소설이 한 편으로 묶여져 있는 단편소설로 작가와 작품과 독자의 아름다운 트리플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작품중 하나였던 것이다.  또한 어릴적 숨기는 것이 많고 남에게 생각하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작가의 모습들이 세편의 이야기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듯 하다.


첫번째 이야기인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에서 만경과 수진이 나오는데 둘은 자신들의 위에 있는 형과 오빠의 관계로 인해 서로 알지만, 그져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앉아 투니버스에서 해 주는 만화를 함께 보는 그런 관계일 뿐이다. 또한 그 시절에는 만화에 열광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는 만화는 쳐다도 보지 않는 만경과 다른것에 덕질을 하는 수진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번째 이야기 코인노래방에서는 나와 학창시절 정우와의 관계를 연인에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학창시절 어쩜 난 정우랑 동성끼리 좋아하는 게이가 아니었을까? 하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또 그건 어쩜 정체성에 대한 약간의 혼란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시기 대부분은 여자끼리 좋아하고 남자끼리 좋아했던 모습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세번째 이야기 추억은 보글보글에서는 첫번째 이야기에서 나왔던 두 남자. 늘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만경의 형과 수진의 오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죽은 친구 도진은 늘 미래보다는 과거에 얽메여 있는 친구였으며, 그들의 과거는 오직 게임뿐이었으며,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았던 시절, 하지만 성인이 되어보니 그건 그져 그 시기에 겪었던 추억쯤 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세 편의 이야기 모두에서 보면 학창시절 내가 열광하고 빠져 있던 만화, 게임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성인이 되니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잠시 생각하는 추억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시기에는 늘 그 시간에 함께 할 친구가 있어 고단하고 외롭고 공허했던 주인공들이 서로 서로 잘 견딜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 시기에 함께할 친구가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