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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6.03 [리뷰] 자기앞의 생ㅡ에밀 아자르
posted by 선례공주 2022. 6. 3. 14:14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맹 가리라는 작가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1975년에 발표한 [자기 앞의 생]. 프랑스에서 살고는 있지만, 아주 소외되고 빈민가에서 절망적으로 살아가는 아랍인 회교도 모하메드. 사람들은 10살인 그를 모모라고 부른다. 그리고, 창녀들의 자녀를 도맡아 키워주고 있는 로자아주머니는 유태인 이지만 그런 종교와 상관없이 모모도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부모가 누구이며, 진정한 나이가 몇살인지도 모는채.

자기앞의 생은 주인공인 모모가 1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데, 한 마디로 파리의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생활하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삶, 즉 모모 자신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 해 주고 있으며, 간혹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모모가 상상하고 있는지 깨닫기 어려울 때도 있다. 또한 10살인 모모가 견디기에는 아주 힘든 생활이지만, 그 자신은 절망적으로 삶을 받아드리지 않는 것 같고, 어딘지 모르게 희망을 품고 있으며, 의젖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찌보면 로자아주머니가 모모를 키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병들고 나약해진 로자 아주머니를 모모가 돌봐 주는듯 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둘에 관계가 그 어떤 부모 자식과의 관계보다 더 끈끈하고 서로 사랑을 나누며 의지하는 듯 해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란? 삶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깨닫게 하는 그런 멋진 책이다. 다만 내가 읽기에는 약간 졸음을 동반하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로자아주머니를 보살피고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게 도와주는 모모. 절대로 10대의 생각으로 할 수 없는 일인데도 모모는 용기있게 실천한다. 그리고 자신의 깊은 슬픔을 죽어가는 로자아주머니를 옆에서 지켜주면서 함께 있으므로 표현하는 듯 하다. 또한 같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른 이웃들. 이들도 모두 대단하다 싶다. 누구하나 싫어하지 않고 로자아주머니와 모모를 도와주니 말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현실에서는 도통 존재할 수 없을 듯 한 사랑, 소설이니 가능한 삶, 가능한 사랑 같다. 그러면서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