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를 위하여 황석영(Hwang Sok-yong), 이상권 | 다림 | 2002043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황석영 선생님의 단편집 [아우를 위하여]..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내가 태어난 시대와 동떨어져서 인지 괜시리 마음이 어둡고 눅눅함을 느낀다.. 물론 우리 세대 부모님들께서 어려서 겪으신 전쟁이 이 책 속에서도 나타나고, 그 상황들을 부모님께 들어서 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느끼고는 있지만, 그때의 상황들을 글로 다시금 읽어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 나온다.. 또한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18세 고교시절 [입석부근]이라는 작품으로 작가로 등단을 하게 되셨다는 황석영 작가님.. 그분의 삶이 책 속에서 녹녹하게 묻어 나고 있으며,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 해 주고 계신 것처럼 그분의 기억과 느낌의 파편들이 여기저기에 반짝 거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싶다...
그리고 [아우를 위하여]에서는 분명 시작부분에서 형이 군대에 입대하는 동생에게 구라라고 표현하면서까지 자신의 어린시절 연애 이야기를 편지로 이야기 해 주고 있는데, 왜 그 부분은 온데간데 없이 싹 잊어버리고, 그져 형의 연애 이야기에 난 촛점이 맞추어져 기억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러니, 맨 뒷부분의 작품해설을 보고, 다시금 앞으로 넘어 와, 아~~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였구나 하고 깨닫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한심할때가...
이렇듯 나에게 이 책은 단편이지만, 뭔가가 쏙쏙 머리속에 들어오지 못하고, 읽어도 읽어도 책이 쉽게 넘어가지지 않으며, 집중을 하면서 읽는다고 하는데도 좀처럼 집중을 하고 있지 않은 듯 그져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나마 [입석부근] 에서는 암벽 등반에 대해 아는 지식이 전혀 없어도, 괜시리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함께 바위를 등반하고 있는 것처럼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책을 읽는 모습을 내 안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어렵고 힘든 상황, 한 치의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나 하나의 잘못으로 함께 한 동료들의 목숨이 잘못 될 수도 있는 상황.. 이런 모든것에서 어쩜 짜릿짜릿한 전율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그리고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 싶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암벽 등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내가 처음 시작한 직장생활에서 한 남자 선배가 주말마다 취미로 암벽 등반을 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은 그 날이 가장 자기에게는 말할 수 없는 행복과 쾌감을 주신다고 했다. 그리고 여자와 연애하는 것 보다도 바위와의 연애를 더 사랑한다고 하셨다. 다만, 부모님께서 아실까봐, 등반 장비는 회사에 모두 숨겨놓고 집에는 절대 가져 가지 않으셨으며, 하다못해 사진들도 사무실 서랍속에 숨겨두셨던 것이다.. 왠지 모르게 [입석부근]을 보면서 그 분이 참 많이 생각났다. 지금도 열심히 도봉사 한 바위자락에서 등반을 감행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황석영 작가님의 단편소설 [아우를 위하여] 다음에 다시 읽어도 또 새롭게 읽혀질 것만 같다..그만큼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느낌과 무거운 느낌의 책이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이렇게 황석영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며, 그분의 다른 작품들도 한번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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