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2. 03:09
낯익은 세상 (양장) 황석영(Hwang Sok-yong) | 문학동네 | 20110601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낯익은 세상]...한마디로 정말로 낯익은 세상이다..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때도 이 제목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어쩜 그 만큼 나에게 뭔가가 전해져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으며, 참 제목 한번 멋지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그 만큼 낯익은 세상에서 나오는 꽃섬은 우리들 모두에게 정말로 낯익은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닐까 ??!.. 또한 왠지 모르게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주 긴 여운이 내게 남았다. 그러면서, 아~~ 이래서 대작가는 뭔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으며, 내 인생을 조금 반성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페이지 여기저기 은연중에 나오는 대화 속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마구 버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버리는 물건들이 들어가는 곳, 그곳이 바로 이 책에서 나오는 꽃섬이다.. 바로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을 말하는 것이다.. 꽃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는 낯익은 세상.. 어쩜 이건 정말 우리들 가까이에서 늘, 항상 벌어지고 있는 생활이었을지도 모른다..다만 그걸 깨닫고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남들이 버린 물건을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모우고 주우면서 쓰레기를 분리하는 꽃섬의 사람들. 악취가 풍기고 사람들이 살 곳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곳에서도 엄연히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아주 작은 희망의 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어쩜 작가는 낯익은 세상 속에서 우리들에게 아직도 쓸만한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행동에 대해 미세한 뭔가를 전해주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긴 여운이 남게 되면서, 이제는 많이 변해 있을 난지도를 가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곳에서 오랜 옛날부터 살고 있었다는 김서방네 식구들, 그들은 정말 이곳에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떠날 수도 없는 혼령들은 아닐까??!!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 아주 무서운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이 책 속에서는 전혀 무서운 일로 다가오지 않고, 아주 편안하게 이해가 되면서, 땜통과 딱부리처럼 나도 그들을 도와주고 언제까지나 그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땜통과 딱부리, 빼빼엄마의 말을 믿어주는 빼빼엄마의 아버지.. 그 사람의 인품을 닮고 싶다.. 내 가까이의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그냥 흘러버리거나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져 믿어주는 마음, 그 마음이 우리 사람들에게 있는 본래의 심성이다 싶다.. 그 심성이 오래오래 가슴에 남는다...
낯익은 세상에서도 난 세상이란 혼자 살 수 없다는 진리 아닌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살아 있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 더불어 살아 가고 있는 모습.. 그게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위치다 싶으며, 땜통과 딱부리가 김서방네 식구들을 위해 구해다 주고 싶어하는 메밀묵, 같은 형제가 아니면서도 서로 위안은 삼고 친형제처럼 생활하는 땜통과 딱부리, 자기 자식처럼 땜통을 키워주는 딱부리의 엄마, 마음이 넓고 선한 사람의 인상을 풍겨주는 빼빼엄마와 그의 아버지 등, 하나 하나의 내용에서 참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며, 달빛이란 전기불 빛과 달라서 추한 것들은 적당히 감춰주고 강이나 나무나 풀이나 돌멩이와 물건들까지도 친근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표현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절실히 깨닫게 된다..
낯익은 세상, 꽃섬에서 그들의 생활이 너무 불행하다거나, 암흑적이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희망이 보여지는 듯한 이미지, 사람과 사람들이 서로 얽혀 있으면서도 헐뜯고 잡아 먹을 듯한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등에서 난 작가의 심성이 그렇게 따뜻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과 함께, 나 역시 덩달아 괜시리 행복해지고 편안해 지는 느낌, 이건 어쩜 세상이란 아직도 좋은 사람, 올바른 사람, 남을 생각하는 사람, 더불어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준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행복한 작은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