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22. 1. 4. 22:59

총 여섯명의 작가들이 모여 쓴 단편들이 엮여진 깨진 유리창. 그 사건의 배경은 학교라는 곳인데, 세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나로서는 좀처럼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걱정이 먼저 밀려오면서,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책에서 나오는 일들이 절대로 일어나고 있다고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진심이다. 그러면서 이것 미스터리라는 이름 보다는 청소년소설로 아이들도 함께 읽으면 더 좋을듯 싶고, 책의 내용이 좀 더 긍정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처음 시작하는 작품은 강지영 작가의 어느날 개들이에서는 학교에서는 세상 멋지고 똑똑한 아이가 그와 반대인 생활을 하고 있고, 그런 자신의 실체가 들통날까봐 방화로 친구들을 죽게 만드는 태현. 그리고 아무런 죄책감도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는 태현은 어려서부터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감정에 대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익혔다고 한다. 이런 모습들이 너무도 섬뜩하고 무서워 책의 내용을 끝까지 읽는게 힘들었다. 다만 장편이 아니라 단편으로 되어 있으니 금방 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어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 다음 작품은 정해연 작가의 넌몰라인데, 거기에서는 사람에 대해 즉 인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재능은 있지만 가진게 없어 피아노를 전공 못하는 학생과  다 가졌지만 피아노에 재능 있는 아이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학생. 이 세상을 살면서 다른사람 보다 우선은 내게 처해진 상황과 나자신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즉 높이 높이 나보다 잘나고 잘하는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것에 감사하며, 나보다 못한 사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한다면 그져 지금 내 모습과  모든것에 감사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번째 작품 조동신 작가의 참수는 어느 학교에나 있는 누군가의 동상. 그 동상이 한 학교에서는 단군상으로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단군상의 머리가 잘라져 훼손되어 사라지고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도대체 이게 어찌된 것인가 말이다. 누가 왜 단군상의 머리를 잘라 갔을지?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범인을 잡기 위해 이 학교의 한 학생이 탐정으로 나서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왜 이 사건은 일어났을까?

네번째 작품은 최동완님의 선생님은 술래인데, 여기서는 담배와의 전쟁을 보여준다. 그것도 학교라는 곳에서 학생들이 교사들 몰래 흡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교사는 몰래 흡연하는 학생을 체벌하기 위해 가진 노력으로 증거물품을 찾는 것이다. 과연 학생은  숨기고 교사는 그것을 찾으러 노력하는 모습에서 선생님이 진정 술래같다. 그리고 기필코 흡연을 막는 교사와 어떻게든 꼭 흡연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일반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섯번째 작품 정명섭 작가의 ㄷ.ㅇ의 비밀은 일주일동안 사라져 버린 친구의 행방을 찾는 단짝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라진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카톡 문자. ㄷ.ㅇ초성.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일지 알 수 없는 친구는 반친구들과 국어선생님의 도움으로 단서를 찾고 사라진 친구의 행방을 알아 보기 시작하는데, 서로 관심을 갖고 사라진 친구를 찾으러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여섯번째 작품 윤자영 작가의 학교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는 공부는 잘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갈 수 없는 학생과 공부는 못 하지만 집안은 넉넉해 돈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학생이 부모의 도움으로 자신의 성적을 돈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찌 된 것이 진정 공정해야만 하는 학교라는 사회가 절대로 공정해 보이지 않는데 그 모습 또한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