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라 일컫는 책을 읽을 때 나에게는 약간의 편견이 있는 듯 하다. 책의 두께가 얇으면 얇을수록 심오하고 어렵다는 느낌. 이 책 "너무 시끄러운 고독"도 마찬가지이다.
글의 내용이 아주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문채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지? 그가 속한 나라 체코의 시대상이나 이념 등을 온전히 알지 못 하니 아주 쉬운 언어로 번역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좀처럼 이해하기에는 내가 아주 미숙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스스로 "나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필생의 역작이라 하고, 소설가들들이 추천한 소설이라는 타이틀도 있는데, 그런 의미들을 알기에는 내 지식이 너무도 미흡하다.그리고 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괴테의 말을 인용해 놓았는데, "턔양만이 흑점을 가질 권리가 있다. " 라고.
과연 작가는 어떤 의미로 이 글귀를 적어 놓았는지 깊이 있게 끝까지 의미를 찾아야 할 일인 듯 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어렴풋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35년동안 폐지 압축공으로 일해 온 주인공 한탸. 그가 처한 상황과 위치는 너무도 보잘 것 없고, 지저분하고 아주 밑바닥 인생 같지만,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일에서 꿈을 갖고 희망을 보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 일이 주는 원동력이 무엇이며, 거기에서 더 발전해 나가 인간이란 즉 나 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꺼리를 주며, 시대의 변천에 따라 변화하고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신중하게 뒤돌아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리고 주인공 한탸의 모습에서 끝까지 자신의 나라인 체코를 사랑하고 자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잏었던 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모습도 보이는 듯 하여, 나에게 있어 그는 너무도 멋진 작가가 아닌가 싶다.
2024. 3. 11.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