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출간되고 여기저기 온라인 상에서 표지를 보았을 때부터 완전 콕 눈에 들어왔다..제목에서 느끼는 궁금증과 호기심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으며, 어찌하여 사람이 악마라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다.. 정말 이 세상을 살아가면 갈수록 어쩜 사람이 악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옛날에는 밤에 혼자 다니거나 조금 늦어도 전혀 사람이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 무엇보다 누구보다도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장 무섭다고 여겨진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족속이 사람인 것 같다...
[사람이 악마다]에서는 사상 최강의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그는 신출귀몰하는 연쇄살인마로 "유령"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단 한 사람 황기자라는 인물을 통해서만 살인을 예고한다. 그런데, 그 누구도, 유명하다는 경찰도 유령이 어떤 인간이고 누구인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찰이면서 프로파일러이면서 이제는 연쇄살인범으로 감옥에서 지내고 있는 민수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는 명석한 머리로 경찰서에서 프로파일러로 일했지만, 살인을 해서 지금을 감옥에 수갑되어 있는 신세이다.. 그리고, 그를 사랑했지만 결과적으로 그에게 배신을 당하고 커다란 충격을 받은 같은 경찰 출신 희진이 있다.. 또한 이들이 상관이었던 문경감이 등장한다.. ..
이 세사람과 유령, 그리고 신문기자인 황기자가 이 소설의 주된 등장인물들이다.. 모든 이야기는 이 인물들을 통해서 전개되고 있는데, 문경감과 희진은 유령이라는 연쇄 살인범에 대해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으며,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살인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좀처럼 수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 한 마디로 진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 수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그 옛날 멋진 프로파일러이며 경찰이었던, 아주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죄수인 민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민수의 뛰어난 재능으로 인해서 유령의 정체는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처음에는 유령이라는 존재가 너무도 잔인한 사이코패스인 줄 로만 알았다.. 그져 어떤 이유도 없이 죄 없는 여성들을 살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유령이라는 인물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가 중간부분으로 치닫고 있을 때쯤에는 유령의 존재가 수면위로 차츰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건 롯데월드 폭파사건 이후 좀처럼 유령의 모습이 수면위로 나타날 것 같지 않더니만 감옥에 있는 민수를 만나기 위해 자수한 한 젊은이가 등장하면서 책의 전개는 급속도로 전개되기 시작했으며, 이야기의 초점은 이미 거기에 맞추어지고 있었으며, 그는 정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유령이었던 것이다.. 이제 게임은 시작되었다. 감옥에 있는 민수와 살인을 일삼는 연쇄살인범 유령의 한판 게임으로 말이다..
사건이 전개되면 될수록 이들의 두뇌가 한 마디로 끝내 준다는 표현밖에 쓸 수가 없다. 정말 이렇게 명석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사람을 죽이는 일에 머리를 썼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하다.. 물론 그들에게도 사정이나 이유는 있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 유령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픈 과거 말이다.. 그리고, 그는 처음 살인을 했다던 여자를 정말 살인했던 것이 아니라, 그녀와 진심으로 서로 사랑했으며, 그녀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령은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살인으로 위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 누구도 그녀의 죽음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이 세상에는 가정폭력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죽고 싶은 마음을 겨우 붙잡고 살아가는 여자들이 있다.. 그들은 어쩜 유령이 아니었더라도 자신들의 삶의 끈을 이미 오래전에 놓아 버렸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자신의 형제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어찌 혼자 이겨낼 수 있을까?!..유령이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도 그렇게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죽고싶어 몇번씩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였다. 그리고 끝내는 자살로 세상을 마감했고 말이다.. 또한, 유령 역시 자신을 임신했던 어머님도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자신을 이 세상에 낳았던 것이다. 이런 모든 사실을 알고서 유령은 이 세상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과 자신을 위해서 살인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했던 것이다..세상에 주목받기 위해서...
세상에 이렇게 파렴치한 인간들이 어쩜 지금도 그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뉴스에서 보면 심심찮게 가정에서 자신의 자식을 학대하거나 폭행하는 일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유령 역시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로써 그의 유년시절이 절대로 행복했을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유령의 어린시절이 어떠했을지 심히 이해가 가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런 부류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살인이라는 것을 선택했던 것이다. 물론 그 어떤 이유에서든 살인이라는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정말 유령이 이야기 한 것처럼 세상에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단 한 마디라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유령은 이렇게 까지 잔인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령. 그는 마지막으로 자식들을 성폭행해서 죽음으로 몰고간 그녀들의 아버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 보내고 자신도 함께 이 세상을 끝낸다...
난 세상을 놀라게 한 연쇄살인마가 죽었는데, 왜 전혀 기쁘지 않을까??!! 그리고 뭔지 모를 여운이 남는 것은 어쩜 그져 소설에서만 나오는 허구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가정내 성폭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좀처럼 마음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