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선례공주 2017. 1. 20. 22:30

미야베미유키의 연작소설 쓸쓸한 사냥꾼에는 총 6편의 이야기 들어 있어요.. 그리고 그 6편의 이야기는 하나 하나 이야기가 끝나기도 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중심 주인공은 늘 같은 사람이기도 해요.. 친한 친구가 하던 헌책방을 도와준다는 의미로 관리하고 있는 할아버지 이와씨와 할아버지를 도와 주말마다 헌책방에 와서 일을 하는  이제 고등학교 일학년이 된 미노루라는 손자가 주인공이에요....이와씨와 미노루 둘의 관계는 할아버지와 손자라는 조금 어려운 관계보다 가장 친한 친구처럼 참 다정하고 허물없는 가족이며, 서로 많이 아끼고 사랑해요.. 다만 가끔은 다른 사람들처럼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보여 주지만 그건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이 더 따뜻한 관계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아 보기가 참 좋아요...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6편의 이야기는 다 이와씨가 관리하고 있는 다나베 헌책방 서점과 연결이 되어 있으며, 책이라는 매체가 중심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어요..또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이 여섯편에 모두 숨어 있는데, 이와씨와 미노루는 남들과 조금 다른 호기심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사 역할을 해요.. 미노루는 추리 소설 책을 좋아해서 할아버지를 잘 도와주고 있고, 할아버지인 이와씨는 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손자의 도움을 받아 다나베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떤 사건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관찰하고 생각하는 습성이 있으신 듯 해요.. 그래서, 어떤 사건에 대해서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하고 관찰하는 눈을 가지셨어요..그래서 어떻게 보면 손자 미노루와 할아버지 이와씨는 서로 호흡이 척척 잘 맞는 한 쌍의 사건 해결사들 같아요..

 

미야베미유키의 쓸쓸한 사냥꾼은 총 여섯편의 내용들이 서로 다르지만, 그러면서도 글이 아주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어디 하나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어요.. 그래서 서로 다른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만 왠지 모르게 한 작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즉 완전히 다른 단편이 6편 있는 것이 아니라,  큰 틀은 똑같으면서 그 안에서 작은 제목으로 서로 연결되어 이야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고 할 수 있어요...그리고, 미스터리 소설인데도 어떤 긴박한 긴장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편안하고 잔잔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소설을 읽어도 되게 되어 있어요... 즉 긴박한 사건의 흐림으로 인해서 손에 땀을 질 정도로 사건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살인이 들어 있는데도 그 속에서 부드럽고 잔잔하게 책을 읽어갈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만큼 어쩜 작가는 아주 능수 능란한 이야기 꾼이 아닐 수 없다 싶으며, 저는 이제사 제 주변의 사람들이 왜 미미여사의 신작이 나오면 다들 정신을 못 차리는지 그 의미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