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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9.22 [리뷰] 자기앞의 생ㅡ에밀 아자르 5
posted by 선례공주 2024. 9. 22. 23:04
자기 앞의 생
열네 살 소년 모모가 들려주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을 담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 1980년 의문의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두 번째 소설이다. 어린 소년 모모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악동 같지만 순수한 어린 주인공 모모를 통해 이 세상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불행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독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자기의 실제 나이보다 많은 나이를 살고 있는 열네 살 모모의 눈을 통해 이해하지 못할 세상을 바라본다. 모모의 눈에 비친 세상은 결코 꿈같이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다.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아랍인, 아프리카인,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유태인, 살아가기 위해 웃음을 팔아야 하는 창녀들, 친구도 가족도 없는 노인, 한 몸에 여성과 남성의 성징을 모두 갖고 있는 성 전환자,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모모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이탈한,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그들 자신도 스스로를 소외시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버림받은 사람들, 소진되어가는 삶에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랑에 가득 차서 살아간다. 그를 맡아 키워주는 창녀 출신의 유태인 로자 아줌마를 비롯해 이 소외된 사람들은 모두 소년을 일깨우는 스승들이다. 이들을 통해 모모는 슬픔과 절망을 딛고 살아가는 동시에, 삶을 껴안고 그 안의 상처까지 보듬을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저자
에밀 아자르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3.01.24


건 2년전에 고전의베일에서 자기앞의 생으로 독서모임을 하고 이번이 두번째다. 그런데, 그때는 모모와 로자아주머니에게 더 관심이 갔다면, 이번에는 영화에서 보았던 내용이 자꾸 파노라마가 되어 머리속에 떠오르면서 남자가 여장으로 성전환을 하고 매춘부를 하면서 모모와 로자 아주머니를 도외주는 롤링 아줌마에게 더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자신의 생활도 녹녹지 않으면서 모모 등을 도와주는 그 따뜻한 마음. 그리고 모모가 생활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같이 생활하는 이웃 주민들. 누구 하나 악한 사람이 없는 듯 해서 너무도 흥미롭고 신기하다.

또한 모모의 힘겨운 삶이 슬프다는 느낌 보다는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면서 우리들의 삶이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하는지? 우리는 살면서 행복한지? 또 어떤 희망을 가지는지? 등등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에 길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자기앞의 생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 드리고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귀한 시간이 된다. 그리고 어쩜 작가는 이렇게 섬세한 문장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지? 대단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